오지훈 | 기자 작성일 2026년 04월 01일
정부가 윤석열 정부의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조 속에서 졸속 추진 논란을 빚었던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를 조기 종료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실효성과 불투명한 재원 분담 방식 등이 조기 종료 요인으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 종료 시점을 2030년에서 2028년으로 단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신규 연구과제를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으나, 사업 조기 종료에 따라 올해부터는 신규 연구과제 선정을 중단한다.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미시간대 등 미국 핵심 기관과 첨단 바이오 기술을 공동 연구하기 위한 R&D 사업이다.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미국 보스턴 방문을 계기로 추진됐으나, R&D 예산 삭감 기조 속에서 무리하게 졸속 추진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2023년 대통령실이 바이오 R&D 예산 확대를 지시하면서 국가재정전략회의에 보고되지 않았던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가 수백억 원 예산을 편성받았다. 총사업비는 2450억 원으로, 2024~2025년 과기부와 보건복지부에서 편성한 사업비만 585억 원에 달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적정성 재검토 보고서에서 신규 과제 선정 중단과 예산 800억 원 이상 감축을 권고했다. '세계 최초·최고 기술 도달'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전략과 유사 사업과의 차별화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메디컬스쿨과 진행한 암 로봇 수술용 영상 플랫폼 개발 사업은 협약 중단으로 1년 만에 좌초되기도 했다.
연구비 분담 방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의원이 과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선정된 24개 과제 모두 과제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현금 연구비는 한국 정부나 기관이 전적으로 부담했다. 미국 측은 시설·장비비나 인건비, 재료비 등 현물 연구비만 부담했으며 그 비율도 대부분 한 자릿수였다.
예를 들어 심장 섬유화 치료 약제 연구에 정부는 60억 원을 지원하는 반면,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은 재료비 명목으로 총사업비의 0.2% 수준인 약 6000달러(900만 원)만 부담했다. KISTEP도 해외 연구기관이 연구비를 평균 30.4% 분담할 의향을 밝혔음에도 정부가 국비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과제가 최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면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