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RNA 분해 효소 Xrn1 '그립앤풀' 작동 원리 세계 최초 규명
강현우 기자·2026.03.18

우리 몸속 불필요한 RNA를 제거하는 주된 분해 효소 Xrn1이 마치 생체 분자 기계처럼 능동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광록 KAIST 교수 연구팀이 단일분자 분석을 통해 RNA 분해 효소 Xrn1의 새로운 작동 기전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엑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10일 게재됐습니다.
세포 내에서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RNA는 역할을 마치면 분해돼야 세포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됩니다. 일반적으로 RNA 분해에는 ATP 같은 화학 에너지를 소비하는 헬리케이스가 필요한데, Xrn1은 전형적인 헬리케이스 구조를 갖지 않아 분해 과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단일분자 형광 분석을 통해 Xrn1이 RNA 구조를 풀어내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Xrn1이 RNA를 연속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구조를 부수며 전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Xrn1이 RNA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화학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축적한 뒤, 이를 폭발적으로 방출해 RNA 구조를 돌파하는 강력한 분자 기계처럼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연구팀은 이를 '그립앤풀(Grip-and-Pull)' 방식, 즉 전기적 상호작용으로 RNA를 붙잡은 뒤 당겨 구조를 풀어내는 메커니즘으로 규명했습니다.
Xrn1은 세포 내 RNA 농도 조절, 항바이러스 방어, 면역 반응, 암세포 생존 조절 등 다양한 생리적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이광록 교수는 "생체 내 효소들이 단순한 화학 반응 매개체를 넘어 물리화학적으로 정교하게 설계된 생체 분자 기계처럼 능동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RNA 대사 이상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의 분자적 원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