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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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국방과 우주, 차세대 통신 등 특수 분야에 쓰이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고성능 화합물 반도체 소자의 국산화 기반이 마련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나노기술원(KANC)은 4인치 '비소화갈륨(GaAs) 변성 고전자 이동도 트랜지스터(mHEMT)' 제조 공정에서 95% 이상의 수율을 확보했다.
GaAs mHEMT는 두 가지 이상의 원소를 결합해 만드는 화합물 반도체 소자로, 실리콘(Si) 기반 반도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소재다. 실리콘 대비 전자의 이동 속도가 5~6배 빠르며, 초고주파 대역에서도 신호 왜곡 없이 강력한 증폭 성능을 발휘한다. 방사선 노출이 심한 우주 공간 등 극한 환경에서도 임무를 수행하는 신뢰성 기준을 충족해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나 미사일 탐색기 등 첨단 무기 체계에 필수로 활용된다.
그러나 실리콘에 비해 재질이 무르고 다루기 까다로워 그간 2~3인치 소형 웨이퍼 제작이 일반적이었다. 국내 설계 역량에 비해 제조 인프라가 부족해 핵심 소자의 9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다.
나노기술원은 기존 2~3인치 소형 웨이퍼 중심의 제조 환경을 4인치 대면적으로 확대하면서도 95%라는 고수율을 달성했다. 생산 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높이며 국산화 성과를 올린 것이다.
나노기술원은 현재 송수신 통합 칩(MMIC) 설계를 위한 공정 설계 키트(PDK) 제작에 착수했다. PDK가 완성되면 국내 팹리스 기업이 나노기술원의 4인치 공정을 활용해 고성능 칩을 직접 설계하고 양산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된다.
또한 한 장의 웨이퍼에 여러 기업의 설계안을 모아 제작하는 MPW(Multi-Project Wafer) 지원도 병행한다. 웨이퍼 1장당 수억원에 달하는 중소 팹리스의 시제품 제작 비용 부담을 낮추고, 해외 파운드리 의존으로 인한 긴 대기 시간과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 국내 화합물 반도체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이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4인치 웨이퍼 공정은 생산 비용을 낮추고 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95% 수율은 단순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상용화와 양산이 가능한 공정 안정성을 갖췄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