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테크2026. 03. 18.

"AI 시대, 일의 구조를 다시 설계한다" 커널스페이스 정민규 대표와 그리디

by 김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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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윤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18일

커널스페이스 정민규 대표, AI 기반 스프레드시트 자동화 플랫폼 그리디

커널스페이스 정민규 대표가 AI 기반 스프레드시트 자동화 플랫폼 '그리디'로 업무 구조 혁신에 나섰다.

챗GPT가 코딩까지 해주는 시대이지만, 재무와 회계 현장에서는 여전히 엑셀과 사투를 벌입니다. 결국 돌고 돌아 엑셀입니다.

네이버에서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클로바노트의 AI 엔진을 총괄했던 정민규 대표는, AI가 실제 현장에 들어왔을 때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끝내 바뀌지 않는지를 지켜봤습니다. 정 대표가 포착한 문제는 단순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일하는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AI가 도입돼도 기존 프로세스 위에 도구만 덧붙을 뿐, 구조적 비효율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는 안정적인 대기업 리더 자리를 박차고 나와 2024년 커널스페이스를 창업했습니다. AI 시대에 맞게 일의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목표였습니다.

AI 기반 스프레드시트 자동화 플랫폼 '그리디'

커널스페이스가 내놓은 제품 '그리디'는 AI 기반 스프레드시트 자동화 플랫폼입니다.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테이블 중심으로 사고해 직접적으로 스프레드시트 작업을 돕습니다. 범용 LLM이 정형 데이터의 행과 열 사이 문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LLM은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생성하는 모델입니다. 행과 열의 제약을 엄격히 지켜야 하는 스프레드시트 작업에서는 본질적 한계가 있죠. '그리디'는 설명을 자연어로 하지만, 직접적인 데이터 작업은 코드를 통해 수행합니다."

사용자의 요청이 들어오면 자연어로 표현된 요구를 실행 가능한 로직으로 변환하고, 그 코드를 실행한 뒤 결과를 스프레드시트에 반영합니다. 모든 코드가 스프레드시트의 구조를 고려해 생성되며, 값이 임의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구조 안에서 계산되도록 설계됐습니다.

워크플로 자동화가 핵심 차별점

그리디의 핵심 차별점은 워크플로 자동화입니다. 사용자가 '매출 데이터 합쳐줘'라고 말하면 AI가 워크플로를 설계하고 이를 재사용 가능한 코드로 저장합니다. 과거 매크로나 VBA를 다룰 줄 아는 소수에게만 허용됐던 데이터 권력을 일반 실무자에게 이양하는 과정입니다.

워크플로는 VBA 대비 만들기 훨씬 쉽고 기능적으로도 강력합니다. 자연어로 생성하고 수정할 수 있으며, 특정 셀 하나라도 틀리면 전체가 깨질 수 있는 전통적인 VBA와 달리 훨씬 유연하게 동작합니다.

실무 현장에서의 빠른 전환

초기 테스터의 절반 이상이 단순한 실험을 넘어 곧바로 실무 자동화로 전환했습니다. 그리디가 실무자에게 가장 크게 소구되는 지점은 지금 하던 방식 그대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사용 중인 파일을 그대로 올려 이어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팀 플랜에서는 작업 결과물과 워크플로가 함께 공유되어 누군가 한 번 수행한 업무가 실행 로직으로 남아 재사용됩니다. 개인의 경험이 팀의 기준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구조입니다.

현재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구글 애널리틱스는 물론 Stripe 같은 결제 시스템, 기업 비용 관리 플랫폼인 Spendit 등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어 커머스와 회계, 내부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SaaS와의 연동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의지'

정민규 대표가 그리는 미래는 선명합니다. "단순한 데이터 가공 업무는 사실상 대부분 사라질 겁니다. 인간과 AI의 가장 큰 차이는 결국 의지이죠. AI는 계산하고 정리할 수 있지만,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결정하지 않거든요."

그는 "결국 미래의 경쟁력은 더 많은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명확한 의지를 가지고 방향을 설정하며 그것을 실행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에 달려 있다"며 "'그리디'는 그런 의지를 가진 사용자들이 한 단계 먼저 미래의 업무 환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