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준 | 기자 작성일 2005년 10월 25일

中 “중동 문제는 당사자가” 트럼프 방중 연기 속 거리두기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 시기를 미룬 가운데 중국은 중동 문제에 거리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청한 것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선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하며 중동 문제는 당사자간 해결해야 할 문제란 입장이다.
이란 테헤란의 공습으로 무너진 한 건물 잔해에서 한 시민이 전화 통화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8일자 사설을 통해 “미국, 이스라엘, 이란간의 군사 충돌은 3주 차에 접어들었으며 상황은 여전히 복잡하고 긴장된 상태”라며 “중국은 이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고 이를 이용해 중국을 비방하려는 서사는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한 중동 분쟁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유로 이달말 예정된 중국 방문 시기를 한달 가량 늦출 것을 중국에 요청했다. 또 한·중·일과 유럽 등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미·중 정상회담이 사실상 지연된 가운데 중국의 중동 분쟁 개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은 철저히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문제를 이유로 중국 방문을 연기하겠다고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 ‘허위 보도’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무관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중동) 분쟁에 관여한 적이 없고 어느 쪽에도 베팅한 적이 없다”면서 “이 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일방적 군사 행동의 결과이며 중국의 외교적·경제적 전략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중동의 우방국인 이란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면서 국제사회에선 중국의 역할론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국과 관계 개선을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이란 석유 의존도를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는 점도 이와 연관 있다.
다만 중국측은 중동 분쟁에서 제기되는 중국의 책임론은 일부 서방측이 제기하고 있는 것이란 입장이다. 미·중 정상회담과 중동 분쟁에 거리를 둠으로써 신중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서방 언론은 중국이 한쪽 편을 들거나 제재를 가하거나 이란을 제약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과 이란 모두 주권 국가이며 이들의 교류와 협력은 국제법에 부합하고 제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측이 이달 들어 이란·이스라엘을 포함해 12개국 외교장관들과 전화 통화를 했고 중동 지역 특사를 보내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도 언급했다.
환구시보는 “중동은 중동 국민의 것이고 강대국 간의 경쟁이 벌어지는 무대가 아니다”라면서 “중국의 입장은 항상 명확했다. 중동 문제는 지역 국가들이 독립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외부 간섭은 불안정을 악화시킬 뿐이고 무력 충돌에서 민간인 보호라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된다”고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