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진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18일

로블록스 내 '브레인롯 훔치기'(왼쪽)와 '최강의 전장' 인게임 확률형 아이템 구입 화면. 확률 정보가 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초통령 게임 플랫폼'으로 불리는 로블록스가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린이를 확률 정보조차 알 수 없는 '깜깜이 뽑기' 과소비 유혹에 노출시키면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이유로 국내 게임법 적용은 피해가고 있습니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현실을 알면서도 대응을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전자신문 취재 결과, 로블록스 내 인기 상위권 게임 다수가 현금성 유료 재화 '로벅스(Robux)'를 활용한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도 법에서 요구하는 확률 정보 공개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누적 방문 수 172억 회의 '최강의 전장'을 비롯해 '브레인롯 훔치기' 등 주요 게임이 랜덤 이모티콘, 스핀(뽑기) 형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제 화면에 개별 아이템 획득 확률이 표시되지 않아, 수만 원 상당의 로벅스를 결제하기 직전까지도 어떤 아이템을 얼마의 확률로 얻는지 알 수 없는 구조입니다.
문체부 '확률형 아이템 해설서'에 따르면 확률 정보는 구매·조회 또는 사용 화면에 직접 표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로블록스 내 다수 게임은 확률 정보를 아예 표기하지 않거나, 외부 페이지에 숨겨 사실상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특히 캡슐형 확률형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상품은 가장 엄격한 공개 기준이 적용되지만, 상당수 게임은 '신화' '비밀' 등 추상적 등급만 제시할 뿐 구체적 확률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로블록스의 세계 일일 이용자는 1억 명, 월간 이용자는 3억 8,000만 명에 달하며, 이용자 절반 이상이 16세 미만입니다. 판단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이용층이 확률 정보 비공개 상태에서 반복 결제를 유도받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등골브레이커형 수익 모델'로 보고 있습니다.
역차별 논란도 발생합니다. 국내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 오류만 발생해도 문체부, 게임물관리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조사에 직면하는 반면, 로블록스는 같은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있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인게임을 운영하는 특수한 구조인 만큼 면밀한 검토를 거쳐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블록스 측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의 주요 원칙 중 하나"라며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