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2026. 03. 30.

한국에서 20년 간 이웃 위해 살아온 중국인 65세,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 살려

by 오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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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훈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30일

영주권을 취득해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생활해 온 60대 중국인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용길(65) 씨는 지난달 5일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폐와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 김 씨는 지난 2월 2일 아침 두통을 호소해 119 신고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1960년 중국 장춘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김 씨는 졸업 후 백화점 물류 업무를 하다 2008년 한국에 입국해 영주권을 취득했다. 이후 식당 일에 이어 건설업에서 용접 일을 이어갔다.

유가족은 한국에 살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작은 일에도 먼저 나서던 김 씨의 삶의 태도를 잘 알았기에 장기기증에 동의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를 원했다.

특히 김 씨는 신장 기능이 떨어져 오랜 기간 고생하다 세상을 떠난 친구를 보고 "장기를 이식받으면 살 수 있는데, 마음 아프다"며 삶의 끝에 다른 사람을 위해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김 씨에 대해 주말이면 함께 여행 다니기를 즐겼고, 힘든 일상 속에서도 아내에게 다정한 남편이었으며 자녀에게는 자상한 아버지였다고 회고했다.

김 씨의 아내는 "여보, 나랑 보낸 시간 동안 잘 대해줘서 너무나 고맙고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지내고, 그곳에서도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면서 지내.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따뜻한 나눔을 베풀고 살던 기증자 김용길 님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밝게 밝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