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민 | 기자 작성일 2026년 03월 28일

미국 특허청이 중국 정부 관련 기업의 특허무효심판 제기를 불허하는 결정을 내려 한국 첨단기업의 특허 방어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특허청이 정부의 실질적인 지배를 받는 기업에 대해 특허 무효 심판을 제기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중국과 경쟁하는 국내 첨단산업에 유리한 지침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존 스콰이어스 미국 특허청장은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티얀마가 제기한 LG디스플레이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기각하면서, "외국 정부 관련 기관은 법적으로 '사람'이 아니어서 특허 무효 심판 신청 자격이 없다"는 결정문을 남겼다.
특허법상 특허무효심판 제기는 법적으로 '사람' 또는 '개인'으로 간주되는 주체만 가능하다. 국가의 통제를 받는 기관은 사람이 아니라 국가로 판단된다는 취지다.
LG디스플레이는 티얀마가 중국 정부 소유기업인 중국항공공업집단(AVIC)의 자회사가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 특허청이 티얀마를 독립된 기업이 아닌 중국 정부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기관으로 해석해 외국 정부가 자국 특허 시스템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한 특허법 전문가는 "특허청이 중국 정부가 기업이라는 탈을 쓰고 실질적으로 컨트롤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중국 정부와 중국 기업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법리적으로 해당된다면 다른 중국 기업에 대한 지침으로도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한국 기업에 유리
미 특허청이 사전 기각된 특허 무효 심판에 대해 결정 배경을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결정문은 중국 정부 연관 기업의 특허 무효 심판 제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어서,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업체에 유리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BOE, CSOT, HKC, 비전옥스 등 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는 대부분 국가 관련 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도 2025년 미국 정부로부터 중국 군사 기업으로 지정됐다.
특허무효심판은 특허침해로 제소된 쪽에서 침해 특허가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기 위해 신청하는 절차다. 이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특허 소송에서 상당한 불리함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으며, 한·중 기업 간 특허 라이선스 사용권 협상에서도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적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