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전환이 더딘 여행 산업, 항공 유통 구조 변화가 본격화 -NDC·API 기반 연결 기술로 여행사 예약·발권 업무 자동화 확대 -누아, AI 기반 항공 백오피스 솔루션으로 글로벌 확장 추진 여행 산업은 글로벌 4대 산업 중 하나로 꼽히지만 IT 시스템만 놓고 보면 여전히 ‘레거시 산업’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항공권 예약과 발권, 환불 같은 핵심 업무가 여전히 사람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트래블테크 스타트업 누아(NUUA)는 이 구조를 기술로 바꾸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전자계약 서비스 ‘글로싸인’을 공동 창업해 엑시트 경험을 가진 최충열 CSO(Chief Strategy Officer)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정확히 보는 것”이라며 여행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야기했다. 트래블테크 기업 누아(NUUA)의 최충열 CSO 계약에서 항공까지… 문제를 해결하는 창업가 최충열 CSO는 이전에 전자계약 서비스 글로싸인(Glosign)을 공동 창업한 경험이 있다.
글로싸인은 종이 계약 중심의 계약 체결 방식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서비스다. 종이 문서를 기반으로 한 계약 절차는 문서 관리가 번거롭고 업무 효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해외 계약 과정에서는 언어와 법률 절차, 계약 관리 문제 등 다양한 장벽이 존재했고, 이를 해결할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글로싸인은 이러한 계약 과정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성장했고, 법인 설립 이후 약 1년 반 만에 상장사에 지분을 매각하는 형태로 엑시트(exit)를 경험했다.
최 CSO는 이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한다. “창업은 결국 새로운 문제를 계속 만나는 과정입니다.
그 문제를 얼마나 집요하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죠.” 그가 다음 사업으로 여행 산업을 선택한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디지털 전환이 아직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산업일수록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자계약이 그랬듯, 항공 유통도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환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분야였고, 특히 여행 산업이 규모에 비해 IT 활용도가 낮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많은 여행사들이 여전히 전화나 메신저, 엑셀, 이메일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합니다.
IT와 거리가 있는 산업이라고 느꼈고, 그래서 오히려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다고 봤습니다.” GDS 이후… 항공 유통 구조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항공권 유통 시장의 핵심 인프라는 여전히 GDS(Global Distribution System)다. GDS는 항공사 좌석 정보와 운임 데이터를 여행사에 제공하는 글로벌 예약 시스템으로, Amadeus, Sabre, Travelport 등이 대표적인 사업자다.
수십 년 동안 항공권 유통의 중심 역할을 해오며 전 세계 여행사와 항공사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여기에 새로운 기술 표준과 데이터 연결 방식이 더해지면서 항공 유통 구조도 점차 확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 CSO는 이러한 변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존 GDS는 텍스트 기반 터미널 환경에서 출발한 시스템입니다.
반면 최근 등장한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는 API 기반 구조라 이미지나 다양한 데이터를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NDC는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IATA)가 추진하는 차세대 항공 유통 표준이다.
항공사와 여행사 간의 데이터 연결 방식을 API 형태로 확장해 보다 다양한 상품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구조에서는 좌석 판매뿐 아니라 다양한 부가 서비스(Ancillary)도 함께 제공될 수 있다. 좌석 업그레이드, 추가 수하물, 기내 와이파이, 식사 옵션 등 다양한 서비스가 하나의 상품 형태로 구성될 수 있다.
최 CSO는 최근 항공 유통이 GDS, NDC, 그리고 LCC Direct API 등 여러 채널을 함께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GDS 중심으로 항공 유통 데이터가 연결돼 있었다면, 최근에는 NDC나 LCC Direct API 같은 다양한 연결 방식이 함께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하고 자동화하는 것이 최근 항공 유통 기술의 중요한 흐름입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기존 인프라를 대체하기보다는,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항공 상품을 보다 풍부하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 유통의 업무를 자동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여주는 솔루션, 누아 오피스 복잡한 항공 유통을 연결하는 기술 누아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항공 유통 구조를 기술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는 항공사의 NDC와 기존 GDS, 저비용항공사(LCC) 시스템 등을 통합하는 항공 유통 어그리게이터(Aggregator)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여행사가 실제 업무에 사용하는 항공 백오피스 솔루션 ‘누아 오피스(NUUA Office)’를 SaaS 형태로 제공한다. “여행사 대부분은 자체적인 항공 백오피스 시스템이 없습니다.
누아 오피스를 통해 예약, 발권, 환불 같은 업무를 자동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는 특히 항공 도메인의 기술 난이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항공은 여행 산업에서도 가장 복잡한 분야로, 규정과 예외 상황이 많고 시스템 구조도 까다롭다.
그래서 항공 개발 경험을 가진 개발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여행사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다
외부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항공 유통을 기술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항공 기술 시장은 자연스럽게 높은 진입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항공은 규정과 데이터 구조가 복잡해 경험이 없는 개발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번 기술을 구축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10명이 하던 일을 1~2명이”… AI가 바꾸는 항공 발권 업무 누아는 최근 AI 기술을 활용한 업무 자동화 기능도 확대하고 있다. 항공권 변경 규정이나 환불 수수료 계산처럼 복잡한 규칙 기반 업무를 AI가 처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항공권 발권 업무는 운임 규정, 항공사 정책, 수수료 규칙 등 다양한 조건을 동시에 검토해야 하는 대표적인 룰 기반 업무다. 작은 실수 하나가 금전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경험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최 CSO는 자동화의 필요성을 인력 구조 변화에서 찾는다. “코로나 이후 항공 발권 업무를 하던 인력들이 많이 업계를 떠났습니다.
지금은 경험 있는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중소형 여행사의 경우 인력 부족 문제가 더 크다. 일부 여행사는 여러 회사가 비용을 나눠 한 명의 발권 담당자를 공동으로 고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구조에서 자동화는 단순한 효율 개선을 넘어 산업 운영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면 10명이 하던 업무를 1~2명이 처리할 수 있는 구조도 가능합니다.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행사가 고객 서비스나 상품 기획 같은 더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기반을 만들어줍니다.” 문제에서 시작된 기술, 본격적인 성장을 향하는 누아 누아는 2024년 13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했다. 회사는 싱가포르 법인을 중심으로 일본과 아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최충열 CSO는 기술 스타트업의 성장 조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요한 건 문제입니다.
중요한 건 방향입니다.” 그는 기술 자체에만 집중하면 기업이 오래 성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기술 기업이라도 기술 자체에만 몰두하면 시장의 본질적인 문제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다. 전자계약 서비스 글로싸인 창업과 엑시트 경험을 통해 디지털 전환의 가능성을 확인했던 그는, 이제 여행 산업이라는 또 다른 레거시 산업을 기술로 바꾸는 도전에 집중하고 있다.
누아는 앞으로 항공권 발권과 예약 업무를 넘어 여행사의 운영 전반을 자동화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항공권 유통 데이터와 백오피스 운영 데이터를 연결해 여행사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CSO는 지금의 누아를 “성장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회사는 지난 몇 년 동안 기술 기반을 구축하고 시장에서 제품을 검증하는 데 집중해 왔다.
그 과정에서 항공 유통 자동화라는 문제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도 얻었다. 여행 산업은 디지털 전환이 늦은 대표적인 레거시 산업으로, 여전히 수작업과 복잡한 운영 구조에 의존하는 영역이 많다.
최 CSO는 이러한 구조가 오히려 기술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여행 산업은 아직 변화할 여지가 많습니다.
시장도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 속도 안에서 누아가 할 수 있는 일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div